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그의 서재에서 헤엄치는 노가리

김영천
2024-02-03



< 그의 서재에서 헤엄치는 노가리 >




김 영 천(金永千)


먹을 갈던 그가

입술 깨물며 

소주병을 딸 때마다,

동해 먼 바다에서 헤엄쳐 온 노가리는

바짝 마른 꼬리를 팔딱였다.

 

돌고래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내달리던

기운찬 노가리.

어쩌다 게으른 어부에게 잡히자

제 성질 못 이겨

그물코를 물어뜯기도 했다.

 

늘 헌책방을 기웃거리던

그의 책상 위에서

오늘 밤도

소주와 노가리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노가리가 

밤새 불 켜진

그의 서재를 차지한 다음부터,

동해안 명태가

한 마리도 뵈지 않았다.

 

새끼 명태 노가리를 급히 찾음.

명태 씨가 말랐으니

후사하겠습니다!

아침 신문 사회면이

하루 종일 꽹과리를 쳐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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