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기억 저편 고욤나무 한 그루

김영천
2026-08-06



< 기억 저편 고욤나무 한 그루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새벽 세 시,

기억 거슬러

오래된 빗장

한 귀퉁이를 풀었더니.

 

계단 아래

고욤나무가

어깨 늘어뜨리고 있더군.

 

붉은 댕기는

가지에 걸렸고,

고욤 한 개

마른 하늘을 받치는데.

 

잎사귀 역시 단 하나.

흩어진 낙엽이

한여름 땅바닥을 뒹구는걸.

 

이글거리는 태양

연방 불덩이 내던져도

이웃할 느티나무

그늘 뵈지 않는.

 

옹이 가득한

허리 곧추세우니,

뒤뚱거리는 세상

오직

고욤 하나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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