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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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직 절벽 나무계단의 추상(抽象)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한량없이 경사진
나무계단에
물풍선으로
그림을 그려볼까나.
까막까치 울음
서너 개 붙이고,
하얀 고양이
사뿐한 걸음도 두어 마디.
봉숭아 꽃물은
누이 손톱만큼
오늘 저녁까지
날 선 기억이야
계단 아래 뒹구는
땡감에 묻어둔다고.
헐떡이는 하루의
가장 낮은 신음,
죄다 모아
계단 옆 텃밭에 흩뿌릴 테니.
햇빛 모자란
들깻잎이
이제부터
그나마 곰실거릴.
풍선에 고인
물주머니가
여전히 뜨거운 한밤.
삐걱이던 계단의 기울기는
수직 절벽.
가까스로 훑어낸
추상화 한 점,
누이의
야윈 어깨에 기대어 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