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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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묵땅 사라진 그림자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누렇게 흙먼지 날리는
벌판 끝에서
눈감고 호미질하는
그루터기.
썩은 나무토막
삭정개비가
채워지지 않는 밥주발에
투덕투덕 올려졌는데.
먹이 찾지 못한
메뚜기떼가
귀퉁이 뜯겨진
뭉게구름마저 조각냈다고.
이미
하늘은 핏빛으로 얼룩져
천둥으로 울리는
호곡(號哭)이라니.
주어진 날은
저녁안개 속에
죄다 소진된
우묵땅.
그림자 하나
맵게 끌지 못하고,
낮은 처마에
굴뚝 연기도 말라버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