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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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름의 한겨울 그리기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화선지로 접은
종이상자에
겨울 한 덩이를 올려놓았더니.
괘종시계 종소리가
푸짐하게 열리더라나.
참새들이 기웃거리고
탱자나무에 걸터앉은
구기자,
아직 빨갛게
저녁노을을 굽고 있더군.
한겨울
색깔은 투명했고
무게가 제법 나간다는.
우리집 장닭이 홰치는
이른 새벽,
할아버지의 사서삼경
금강 건너
서해바다를
한량없이 밀어내던.
몰아치는 눈보라에
하늘 모서리가
시퍼렇게 멍들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