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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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불 이후, 무채색 번짐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그날
불은 빨강에서 깜장
아예 새까만 숯검정으로.
남은 것은 없고
살아온 흔적
그예 연기로 날아갔지.
짧았던 청춘의
목마름이
내내 입가심하던,
우물가 앵두나무 그림자는
더 이상 뵈지 않아.
꿈틀거리며
흐물거린 생활
멍석말이로 지탱한
익숙한 일상까지.
어느 순간
희뿌옇게 되었거든.
이제
검고 흰 무채색,
수묵 안개 속
비릿한 번짐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