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산불 이후, 무채색 번짐

김영천
2026-05-07



< 산불 이후, 무채색 번짐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그날 

불은 빨강에서 깜장

아예 새까만 숯검정으로.

 

남은 것은 없고

살아온 흔적

그예 연기로 날아갔지.

 

짧았던 청춘의

목마름이

내내 입가심하던,

우물가 앵두나무 그림자는

더 이상 뵈지 않아.

 

꿈틀거리며

흐물거린 생활

멍석말이로 지탱한

익숙한 일상까지.

어느 순간

희뿌옇게 되었거든.

 

이제

검고 흰 무채색,

수묵 안개 속

비릿한 번짐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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