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네모난 동그라미 위에서 줄타기는

김영천
2026-05-03



< 네모난 동그라미 위에서 줄타기는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남쪽 바위는 뜨거워

불 붙었고

북으로 난 창가에서

고드름이 매달렸다지.

 

동편 마을에

높새바람 불어오자,

하늘거리던 부추 잎이

어제 저녁 죄다 말라갔는데.

 

언젠가부터

서향으로 난 호수에서

헤엄치던 붕어들이

배 뒤집고 떠올랐다니.

 

네모난 동그라미 위에

극세사 가느다란

금 긋고

줄타기하던 광대.

 

지구 멸망

십 분 전을 외치며,

핵폭탄 서너 개

우적우적 씹어 먹었다는.

 

그럴 때마다

우리 집 무밭 배추밭에

노랑나비가

붉은 피 흘리며 날아올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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