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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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바다거북의 미륵바위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먼 바다에서 온 거북이
바위를 물고 기어간 곳은,
두릅나무 그늘
한 뼘이나 자란
참나무 아래였다지.
상수리가 뒹굴고
느타리버섯 팽이버섯
촘촘하게 박힌 오솔길.
성황당 지키는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앞에
바위를 내려놓고
푸른바다거북은
오던 길 되짚어 떠났다고.
거북과 장승 사이에
무슨 말이
분명 오갔는데.
산골 마을 사람들은
그날부터
미륵바위라고 부르며
각자의 소원을 중얼거렸다니.
그럴 때마다
작은 돌멩이도 쌓여갔음에.
먼 훗날
사람들이
모두 떠난 뒤,
성황당과 장승마저 사라졌는걸.
바위에
세월 묵힌 이끼가 내려앉자
민들레꽃 제비꽃이
장승 대신 미륵바위를 지켰다는군.
마을이 지워진 땅에
커다란 호수가 생겼고
거북 한 마리가 헤엄치고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