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벚꽃 그림자의 무게

김영천
2026-04-06



< 벚꽃 그림자의 무게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조금씩 잦아드는

오후의 햇빛을 모아

한참 동안 흔들리는

벚꽃 위에 올려놓았다고.

 

약간 닳은

엄지 지문에

부스러진 빛 조각이

쟁쟁하게 달라붙었는데.

 

슬쩍 비벼보니

몇 꺼풀의

서늘한 기억이 벗겨지더군.

열쇠 없이도

스르르 풀려버린 자물통.

 

채석장 옆

친구네 집,

얼음 녹은 개울 건너

산길 넘을 때마다

식은 땀 나며 돌아가던

산벚나무.


벚꽃 그림자 끼고

가까스로

달려 내려온

삼성국민학교 사학년 팔반.


오랜 세월

지난 뒤,

세상은 여전히

주먹 꼭 쥐게 묵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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