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아슴한 다음 생에서는

김영천
2026-04-04



< 아슴한 다음 생에서는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벚꽃 흩날리는 봄이

강을 건너면,

찰랑이던 햇빛도

어둠에 묻힐런지.

 

뿌옇게

너덜거리는 새벽.

속빈 강정 안주 삼아

해장술 걸쳤는데.

 

멀리 떠난 이가

어스름 안개 헤치고

손 흔들더군.

 

아무리

노 저어도

거룻배가 방향을 잃더라는.

 

급기야

뱃머리에 물 들어차,

수면 위 잔잔하던

연잎이 마구 흔들렸다고.

 

이승과 저승

어디쯤에서

소주 들이켜다

아롱아롱 생각났다는.

 

서늘하게 반가우니

한 잔 더,

덧붙여 홍차까지.

 

다음 생에서는

부디

연분홍 맑은

꽃사태 난 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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