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걸리적대니 반경 서른 발자국

김영천
2026-02-14



< 걸리적대니 반경 서른 발자국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이 정도 속도면 어떨까요.

교통사고는

절대 나지 않을 겁니다.

남부순환도로 한복판에서

덜덜거리며 기어가는 지게차.

 

온갖 차들이

죄다 눈 흘기며 달려가는군요.

느물거리며 휘파람까지

가끔 창문 열어

쉬엄쉬엄 가라고 소리질러댑니다.

 

횡단보도에 걸린 자가용과

앞으로 나란히

천천히 숨 내쉬는데,

이면도로에서 갑자기 등장한

굴착기 한 대.

 

걸리적대니

다들 조금만 비켜달라네요.

반경 서른 발자국

안전거리 필수라나.

 

지게차가 열불나서

경광등을 반짝거렸지만,

황소 눈알보다 큰

굴착기 삽이

건들거리며 어깨 흔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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