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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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리적대니 반경 서른 발자국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이 정도 속도면 어떨까요.
교통사고는
절대 나지 않을 겁니다.
남부순환도로 한복판에서
덜덜거리며 기어가는 지게차.
온갖 차들이
죄다 눈 흘기며 달려가는군요.
느물거리며 휘파람까지
가끔 창문 열어
쉬엄쉬엄 가라고 소리질러댑니다.
횡단보도에 걸린 자가용과
앞으로 나란히
천천히 숨 내쉬는데,
이면도로에서 갑자기 등장한
굴착기 한 대.
걸리적대니
다들 조금만 비켜달라네요.
반경 서른 발자국
안전거리 필수라나.
지게차가 열불나서
경광등을 반짝거렸지만,
황소 눈알보다 큰
굴착기 삽이
건들거리며 어깨 흔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