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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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소되지 못한 생활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오래전에 떠밀려온
노숙(露宿)의 걸음 하나가
눈길에 미끌어졌다.
김장 시장 뒷마당
널브러진 배추 잎사귀 쪼가리에
하얀 눈이 쌓이는데,
겨울 한복판으로 뛰어든 남루가
힘없이 뒤뚱거리는 밤.
버려진 그 이파리
주섬주섬 몇 개씩 주워
넝마 같은 생계를 이었다.
늘 비틀거리는 걸음걸이.
그 무엇도
손에 잡혀 움켜쥔 것은 없었다.
일상이 짓이겨진 채
연말로 치닫고
무거운 새해가 멀리서 달려오지만,
늘 그렁그렁한 하루의 질량.
미처 연소되지 못한
생활 부스러기가
빈 소주병에 갇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