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박제된 비상(飛翔)

김영천
2025-11-17



< 박제된 비상(飛翔) >


 


김 영 천(金永千)

 

단단하게 여문 부리로

어둠을 쪼다가 스러진.

 

예리한 창끝에

달빛 부러지고

마침내 산산조각 나는.

 

이때쯤이면 유리창도

미세하게 금이 간.

 

뒤척이다 펼쳤던 새들의

얼어붙은 비상.

태풍의 눈 한가운데를

비틀거리며 회전했다고.

 

추락한 날개가

뭉게구름에 얹혀

한량없이 얼어붙은.

 

깃털과 깃털 사이

찰라와 영원으로

호젓한 오솔길이 꿈틀거렸다며.

 

꼬리날개로 묶어냈던

일상의 불규칙한 궤도.

 

예측 불가

풀어지지 않았던 난수표,

내리는 눈 속에

천천히 하얗게 박제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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