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늙은 말, 시간 속으로

김영천
2025-11-15



< 늙은 말, 시간 속으로 >


 


김 영 천(金永千)

 

등짐 나르다 지친 말은

신작로 자갈 부리는 인부들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시간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종소리가 뿌려둔 햇살이

샘터 두레박에 가득 담겼다.

앵두나무 가지에 매달린

이야기가 말 꼬리로 건너왔다.

 

콩포기에서 뛰쳐나온 노루는

이미 삭아버린 시간

바깥 언저리에서 두리번거렸다.

 

할머니의 호미가

익모초 푸릇푸릇한 텃밭을

아침부터 무던하게 다듬었다.

 

물러터진 말고삐를

다람쥐 쳇바퀴가 쉬지 않고 돌렸다.

 

숨소리 버거운

늙은 말,

한참 옛날로 거슬러

망아지 목덜미를 핥아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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