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노랑 빨강 끼리끼리

김영천
2025-11-11



< 노랑 빨강 끼리끼리 >


 


김 영 천(金永千)

 

어슷하게 금 간

옹벽 왼편,

은행나무 아래 들국화.

 

섬섬한 발등으로

말간 은행잎이 내려앉았다.

 

작은 국화가

노랗게 생글거리는데,

지나가던 계절을 물고

개미들이 분주했다.

 

땀 흘리며

옹벽을 타고 오르던

담쟁이넝쿨.

 

갸웃거리며 고개 내밀자

구기자 열매가

빨갛게 손 흔들었다.

 

노랑은 노랑끼리

빨강은 빨강끼리

곰살궂게 이웃했다.

 

옹벽 귀퉁이를 돌아나온

바람 한 움큼,

노랑 빨강 묻힌 채

횡단보도를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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