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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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랑 빨강 끼리끼리 >
김 영 천(金永千)
어슷하게 금 간
옹벽 왼편,
은행나무 아래 들국화.
섬섬한 발등으로
말간 은행잎이 내려앉았다.
작은 국화가
노랗게 생글거리는데,
지나가던 계절을 물고
개미들이 분주했다.
땀 흘리며
옹벽을 타고 오르던
담쟁이넝쿨.
갸웃거리며 고개 내밀자
구기자 열매가
빨갛게 손 흔들었다.
노랑은 노랑끼리
빨강은 빨강끼리
곰살궂게 이웃했다.
옹벽 귀퉁이를 돌아나온
바람 한 움큼,
노랑 빨강 묻힌 채
횡단보도를 건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