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구름 설핏한 날 질경이는

김영천
2025-11-10



< 구름 설핏한 날 질경이는 >


 


김 영 천(金永千)

 

구름 설핏한

하늘 언저리에서

청잣빛 늦가을이 번져나가고,

플라타너스 잎새

갈색으로 부서져 내리는 거리.

 

회색 청춘들이

어깨 낮춰

주머니에 손 밀어 넣었다.

 

깨진 보도블럭 사이

용케도 고개 내밀었던 질경이.

지난 계절을 마무리하고

이듬한 시절

찬찬히 준비할게다.

 

곰살궂게 내려앉을

바람 없이도.

한참 동안 바라본

구름 뵈지 않아도.

 

환한 땅

어디 보랏빛 물소리 

그림자 영롱한 오솔길.

뿌리 잔잔하게 내릴 날,

슬그머니 다가올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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