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그가 혼자 이던 하늘

김영천
2024-02-03



< 그가 혼자 이던 하늘 >




김 영 천(金永千)


집세 밀린 공사관,

작은 방안에

바위 같은 그림자가 웅크리고 있다.

 

펼쳐진 화선지 위에는

무너진 성터와

깨진 기왓장.

먹물 위로 

핏물이

저녁 안개를 타고 번졌다.

 

구차하고

또 구차하네.

모든 교섭에 치욕이 망극하니

살아있은들 욕됨이 더하리니.

 

그가 붙들던

나라와 백성은

피눈물 속으로 잠겼다.

낯선 땅에서

혼자 이던 하늘이

끝내 무너져 내렸다.

 

  

 

* 이한응(李漢應) - 영국 주재 조선서리공사.

                               일제가 조선의 외교권을 빼앗은 1904년 8월 제1차 한일협약 이후,

                               공사관 운영비도 송금되지 않고 본국과 연락마저 끊긴 1인 공관을 지키며 외교 활동을 하다가 

                               1905년 5월 12일 순국 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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