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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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혼자 이던 하늘 >
김 영 천(金永千)
집세 밀린 공사관,
작은 방안에
바위 같은 그림자가 웅크리고 있다.
펼쳐진 화선지 위에는
무너진 성터와
깨진 기왓장.
먹물 위로
핏물이
저녁 안개를 타고 번졌다.
구차하고
또 구차하네.
모든 교섭에 치욕이 망극하니
살아있은들 욕됨이 더하리니.
그가 붙들던
나라와 백성은
피눈물 속으로 잠겼다.
낯선 땅에서
혼자 이던 하늘이
끝내 무너져 내렸다.
* 이한응(李漢應) - 영국 주재 조선서리공사.
일제가 조선의 외교권을 빼앗은 1904년 8월 제1차 한일협약 이후,
공사관 운영비도 송금되지 않고 본국과 연락마저 끊긴 1인 공관을 지키며 외교 활동을 하다가
1905년 5월 12일 순국 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