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도시 회생을 위한 첫걸음

김영천
2026-10-03



< 도시 회생을 위한 첫걸음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간판 뭉개지고

퇴락한 도시로

한 달 내내

비가 내렸음에.

 

온몸 일그러진 채

슬그머니

담벼락 돌아나가던 태양,

우울증 걸린 사람들에게

비닐우산 하나씩 나눠주었다고.

 

비옷을 뒤집어 쓴

태양의 정체는

끝내 알려지지 않았으니.

다만 그의 체취에서

우러나는 불냄새

씀바귀보다 씁쓸했다는데.

 

치자꽃 향기가 필요한

지금,

도시 변두리는

온통 저혈당.

약간의 벌꿀조차 아쉬운.

피어나는 꽃이 없고

꿀벌도 뵈지 않는.

 

우선 봉쇄된

도시의 빗장을 풀고

썩은 사과 입에 문 뒤

오래달리기에 나서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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