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앵두나무 찰랑거릴 때까지

김영천
2026-07-08



< 앵두나무 찰랑거릴 때까지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무겁게 깊은 밤

가쁘게 숨 몰아쉰다니,

아직 설익은

자두와 살구를 건낼 터.

툇마루 베틀 앞

소쿠리에 담아놓으시고.

 

태양이 땀 흘리는

요즘

하루 밤낮만 견디면

꽤나 달작지근

농익은 향기가

혀끝에 감돌.

 

만약

튼튼한 씨앗도 필요하거든

며칠 더 기다려야.

측백나무 옆 우물가

한창 익어가는 앵두,

빨갛게 찰랑찰랑거릴 때까지.

 

주먹 쥐고 버티면

분명 계절은 우리편.

뒷산 뽕나무에

초록빛 여름이 걸렸으니

명주 고치

아름질 날 머지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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