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손끝 맵게 인형을

김영천
2026-04-08



< 손끝 맵게 인형을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지금 이 거리에서

할 수 있는 건,

몇 모금의 공기와

쌀쌀한 바람 모아

눈에 띄지 않게 

작은 인형을 깁는.

 

푸릇한 온도가

꼭 필요하지만

주머니에 동전 몇 닙뿐.

우선은

깨진 보도블록 틈

민들레 새순으로 대신하기.

 

땅거죽이 자주 일렁이고

어쩌다 

폭탄에 패이기까지.

흔들리는 일상에

눈이 없고

귀도 문드러진.

무엇보다

입에 재갈 물렸으니.

 

눈 코 귀 입

제대로 붙어있는

인형을.

손끝 맵게

이 밤 오롯이 하얗게 지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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